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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하게 성장하기: 독서의 방식

다이어리를 관리하면서 올해에 읽어야 할 독서목록을 정리했습니다. 10가지 정도를 적어보았는데요. 어렸을 때에도 이런 목록을 만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여전히 목록을 만드는 걸 보니 새삼 독서의 중요성이 느껴집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독서야말로 자기관리의 시작이 아닐까? 시간이 흘러도 새로운 세계로의 통로로써 중요한 가치를 가진 독서. 하지만 시대가 변한만큼 독서의 방법은 다양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단순히 ‘읽는 것’에서 ‘만나는 것’으로 변화하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오늘은 아날로그와 디지털로 책을 만나는 방식을 소개해볼까 합니다.

책을 만나는 가장 아날로그적인 방식, 필사[筆寫]

예전에는 서점에 방문해 놓여 있는 책을 읽어보고, 마음에 드는 책을 결제해서 읽는 게 당연했습니다.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는 일도 잦았지만, 그래도 꼭 ‘구매’를 고집했습니다. 새 책보다는 중고 책을 좋아해 중고서점을 자주 이용했습니다. 물론 낮은 가격도 한몫 했지만 누군가의 손을 거쳐 제게 온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누군가가 소유했던 책들은 어쩐지 사랑받았을 것 같았거든요. 그렇게 구매한 책을 읽기 전에는 책상 한 편에 필기도구를 늘어놓았습니다. 색연필, 형광펜, 연필 등을 말이죠.

좋아하는 문장이 나오면 밑줄을 긋는 것이 습관이었습니다. 나중에 그 책을 또 읽을 때 밑줄이 그어진 문장을 만나면 참 반갑습니다. 그 문장에 다시금 반하기도 하고, 이 문장을 왜 좋아했지 하며 기억을 더듬어보기도 하니까요. 요즘에는 덧붙여 필사를 합니다. 언젠가 소개한 적이 있듯이 좋아하는 문장을 모으는 편인데요. 밑줄 그었던 문장을 다시 한 번 필사 노트에 옮겨 적습니다. 노트에 옮길 때에는 만년필을 선호합니다. 만년필이 공책을 스치며 사각사각 소리를 낼 때 가장 행복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문장을 곱씹고 작가에 대해 생각하고 책의 내용을 되돌아보며, 가끔 새로운 생각에 도달하기도 합니다. 밑줄을 긋고, 필사를 하는 책 읽기. 책을 읽는 가장 아날로그적인 방식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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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를 할 때는 글씨를 대충 씁니다. 알아보기만 하면 되니까 .  

디지털로 만나는 책 읽기 : 오디오 클립(Audio Clip)

그런데 사실 요즘은 필기도구를 들고 책 읽기는커녕, 몇 자 읽기도 힘듭니다. 변명하자면 사는 게 바빠서입니다. 출퇴근 시간마다 책을 읽어볼까 하다가도 오고 가는 것만으로도 벅차 포기할 때가 많습니다. 한편으로는 그래도 읽어야 하는데, 하는 이상한 죄책감이 듭니다. 어느 누군가는 시간을 쪼개 책을 읽으며 지식을 쌓고 자기관리를 하고 있을테니까요. 뒤처지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몰려옵니다. 스펙을 쌓느라, 일을 하느라 지쳐버린 대학생들과 직장인들에게 책 읽기는 어쩐지 ‘짐’이 되고 있습니다.

잠깐 아날로그의 감성을 접어두고, 디지털의 세계로 들어가 보려 합니다. 감성적인 책 읽기가 안 된다면 효율적인 책 읽기는 어떨까요. 디지털로 책을 읽는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마성의 사슴’과 같은 책을 읽어주는 유튜브 채널도 있었고, ‘비밀 독서단’과 같은 방송 프로그램도 있었습니다. 또 밀리의 서재와 같은 온라인 서점은 이미 대중화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지옥철을 타는 순간 핸드폰을 들고 무언가를 ‘보는 것’은 사치라는 생각이 듭니다. 책을 보지 않고 읽을 수는 없을까요? 책을 들려주는 데 집중한 콘텐츠들의 집합소. 누군가 대신 책을 읽어주고, 읽기 힘들었던 책을 요약해주는 다정한 어플. 시간을 내서 책을 읽기 힘든, 바쁜 현대인들을 위한, 오디오 클립(Audio Clip)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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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공유씨의 오디오를 들을 때는 조심하세요 . 포근해서 잠이 들어버릴 수 있습니다 

내게 딱맞는 취향을 선별해서 이야기를 들려주는 어플입니다. 제가 바라는 대로 전문을 읽어주기도 하고 “꼭 읽어야 하지만 도전하기 어려웠던, 복잡해서 읽지 못한 책”들을 요약해주기도 합니다. 무료로 제공되는 콘텐츠들도 훌륭하지만 유료 대여 작품 중에는 작가가 본인의 책을 ‘직접’ 읽어주는 콘텐츠도 있습니다. 바쁜 출퇴근 시간, 지옥철에서도 만날 수 있는 디지털 책 읽기는 어떠신가요? 혹은 잠이 오지 않는 밤, 배우 공유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어떨까요?

방법이 무엇이든, 결과는 하나!

흥미로운 이야기를 하나 하자면, 미래 미디어 학자 네그로폰테는 “종이책은 죽었다”고 선언을 했습니다. 10여년이 흐른 지금 여전히 종이책은 활발하게 살아있습니다. 심지어 독립 서점들은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여전히 아날로그 감성은 대세입니다. 인터넷이 아니라 서점에서 책을 사고, 그렇게 만난 책을 사르륵 넘기는 촉감을 느끼고, 색연필로 밑줄을 긋는 순간을 즐겨보는 사람들이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그러한 순간들은 책을 만나는 순간들을 더욱 황홀하게 해주니까요.

물론 디지털 책 읽기도 꾸준히 상승세입니다. 많은 책이 종이 책과 더불어 E-BOOK으로 발행됩니다. 책에 관련된 유튜브 콘텐츠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보는 것뿐만 아니라 들려주는 어플까지 등장했다면 그 상승세가 체감이 되시나요? 너무나 바쁠 때, 누군가 조곤조곤 읽어주는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누군가 설명해주는 이야기를 가만히 듣다보면 어느새 어려운 책들도 이해하고 있는 당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책을 만나는 다양한 방법, 아날로그와 디지털. 그 어떤 것을 선택하든지 당신은 따듯하게 성장하게 될 겁니다. 오늘 하루는 책을 읽고, 쓰고, 보고, 듣는 하루가 되면 어떨까요?

글, 사진  에디터 ㅊ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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