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나나랜드로
떠나보실래요?
이천이십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여러분 모두 올해를 얼마나 기막히게 보낼까 고민하고 있겠죠? 물론 새해가 온 것에 부정적인 분들도 계실 겁니다. 세상에 행복만 가득한 건 아니니까요. 저도 후자에 속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새해가 시작된다 한들 삶에 엄청난 영향을 주는 것도 아니었으며 문득 생의 의미란 무엇인지 고민하던 때도 있었어요. 작년에 이루려던 약속들은 온데간데없고, 모두 예뻐 보일 때 나만 못나 보이곤 했죠.
하지만 우리에겐 과거를 청산하고 다시 시작할 기회가 생겼어요. 올해는 여러분들에게 뜻깊은 일들이 가득했으면 좋겠습니다. 삶에 불행만이 존재하지는 않으니까요! 요즘 롤러코스터처럼 좋다가도 나쁜 게 삶인 것을 받아들이고 타인의 시선과 사회적 기준보다는 자신의 행복을 위해 사는 사람들이 있다고 하는데요.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삶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건 어떨까요?

나는 나나랜드로 떠날게, 나나랜드가 뭐냐고?
개인의 다양성을 중시하기 시작한 밀레니얼 시대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나나랜드`에 대해 아시나요? `나`를 반복한 말과 `랜드(land:세상)`의 합성어인데요. 지난 2016년 영화 `라라랜드`에서 비롯된 말이라고 합니다. 영화에서의 `라라랜드`가 꿈을 꾸는 사람들을 위한 별들의 도시를 나타낸다면 `나나랜드`는 사회적 기준이나 타인의 시선보다는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며 주관적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곳을 의미합니다. 처음 듣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세상이 변해갈수록 새로운 단어들이 만들어지기 마련이죠.
최근 몇 년간 1인 가구를 뜻하는 신조어들이 우후죽순 튀어나왔습니다. YOLO(You Only Live Once)족, 홀로족, 1코노미 같은 단어들이 그 예시입니다. 2019년 서울대학교 김난도 교수와 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발간한 <트렌드 코리아 2019>에서는 1코노미 시대가 진화해 `미코노미 시대`에 도래했다고 전했는데요.
`미코노미`란 `Me`와 `Economy`를 합성한 신조어입니다. 네트워크 환경, 디지털 기술, 뉴미디어 플랫폼 환경 발달로 개인이 생산자와 소비자 역할을 동시에 하는 프로슈머(참여형 소비자)가 되면서 생겨났습니다. 최근엔 의미가 더 확장되어 소비의 가치를 자기 자신에게만 집중시키는 현상을 일컫습니다. 미코노미 시대가 도래했기에 나나랜드가 생긴 거죠!
먹을 게 가장 중요한 우리는 어른이. 배달이 제일 쉬워!
미코노미 시대 도래로 인해 `나나랜더`들을 위한 다양한 시장변화가 나타났습니다. 과거 고가 제품의 소비 성향이 남에게 과시하기 위한 `보여주기`식이었다면 지금은 자기 만족적인 성향이 강해진 소비패턴을 가지게 됐습니다. 가장 잘 나타나는 소비 목록은 무엇일까요?
바로 먹거리입니다! 과거에는 1인분만 배달시키는 게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습니다. 짜장면 한 그릇을 위해 다 먹지도 못할 탕수육을 같이 주문한 적이 많았어요. (아, 물론 다음날 다 먹었습니다^^!) 하지만 현재 배달 시장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배달어플 가장 첫 번째 카테고리는 1인 가구를 위한 `1인분`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만큼 1인 가구를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는 거죠. 근거리 소용량 쇼핑 전문인 편의점도 배달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고 합니다. CU는 현재 3,000점 규모인 배달 가능 점포를 올 1분기 5,000점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으며 서울 강남권 내 일부 점포에서는 24시간 배달 서비스 운영도 준비 중이라고 합니다. 또한 GS25와 이마트24도 고객 반응을 살핀 후 향후 배달 점포를 확대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어요.

이미지 출처 - 배달의민족
<배달의 민족> 모두 아시죠? 광고로 보았거나, 지금 어플을 사용하고 계시는 분들도 많을 텐데요. 배달의 민족은 최근 1인, 맞벌이 가구를 겨냥한 `초소량 번쩍배달`소포장 배달서비스 `B마트`를 론칭했습니다. 그동안 음식 배달에 초점을 맞췄던 배달의 민족이 이제는 편의점, 대형마트 등 유통기업의 영역까지 넘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어요.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는 편리함도 멀어져선 안 됩니다. 세상은 점점 나나랜더들을 위해 변화해가고 있습니다.
나를 위해 사는 삶,
그 안에 나를 위한 선물이 있다.
건강 (For health), 싱글족 (One), 여가 (Recreation), 편의 (More convenient), 고가 (Expensive)의 알파벳 앞글자를 따서 만든 신조어인 포미(For me)족도 나나랜더들과 같은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고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지난 2018년, 대한민국을 휩쓸었던 소확행을 기억하시나요?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는 삶의 방식이 한동안 열풍이었는데요. 포미족과 나나랜더들은 소확행에서 한층 발전하여 나의 행복과 발전을 위해서 고가의 금액 또한 덜컥 지불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미지 출처 - KEB하나은행
그런 분들을 위해 하나은행에서 `나 자신을 위한 선물`이라는 의미의 `셀프 기프팅 적금`상품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자신 스스로에게 격려와 응원의 선물을 주기 위한 힐링 적금으로 온라인상 선물 이미지를 미리 선택하고 선물 퍼즐을 맞춰나가는 재미에 우대금리까지 제공하는 상품이라고 하는데요. 올해 가장 갖고 싶던 물건의 이미지를 불러와 구매하는 그날까지 재미와 감동을 느끼고 싶다면 셀프 기프팅 적금을 들어보는 건 어떨까요?

`美`의 정의를 재확립하다.
가끔 듣는 말이 있습니다. 제 이름에는 `아름다울 미` 한자가 들어가는데 대체 어디가 아름답냐는 말을요. 품성이 아름다운 거라고 대답하다가도 `아니, 대체 아름다움의 기준이 뭔데?` 싶었습니다. 과거에는 이상적인 몸매에 대한 정의를 함부로 내리곤 좇기 바빴습니다. 이를 위한 소비인 다이어트를 위한 보조제를 사기도 했죠.
하지만 나나랜드 입성 준비 중인 저는 아름다움의 정의를 재확립하려고 합니다. 화려하고 이상적인 몸매를 가진 모델들의 런웨이로 유명한 `빅토리가 시크릿`무대가 점점 기울기 시작한 것 알고 있나요? 현재 수많은 패션브랜드들이 플러스 사이즈 모델과 시니어 모델을 기용함으로써 기존의 미적 기준을 벗어나 우리에게 좀 더 친숙한 몸매를 보여주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도 아름답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자칫 잘못 생각하면 `내 몸이 어떻게 되든 내가 상관없다면 방치해도 된다.`라는 의미로 잘못 받아들이실 수도 있습니다. 자신의 몸을 사랑하는 나나랜더들은 자신의 건강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가는 것 또한 지지하니 적절한 자세를 취하려 노력해야겠죠!
개인주의? No! 타인존중? YES!
나나랜드를 지향하는 사람들이 과도한 개인주의 성향을 지니고 있을 거라 오해하시는 분들이 계실지도 몰라 말씀드립니다. 나나랜더들은 본인들의 행복을 중심으로 라이프스타일을 꾸며가는 만큼 타인의 관점과 생각을 존중하고 인정하려는 것이 모토입니다. 과거 여성 아나운서가 안경을 쓰고 뉴스를 진행하는 일은 없었습니다. 이렇듯 외모에 대한 사회적 압박이 있었어요. 하지만 지난해 아침 뉴스 앵커가 최초로 안경을 끼고 뉴스를 진행하여 큰 화제가 됐습니다. 시청자 대부분 모두 긍정적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외모에 대한 인식과 편견이 바뀌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긍정을 표한 분들 모두 나나랜더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나나랜드에 대해 알아보셨는데 어떠셨나요? 새로운 세상에 발돋움할 마음이 생기시나요? 저는 올해 행복을 성취하기 위해 나나랜드로 떠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나를 위해 사는 삶은 세상에서 제일 어렵지만, 그 어려운 걸 해내고야 말겠다는 일념으로 말이죠. 저와 함께 나나랜드로 떠나고 싶은 사람, 여기여기 붙어라!
글, 일러스트 에디터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