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한 인권
인권을 검색해 보면, 인권이란 인간으로서 당연히 가지는 기본적인 권리라고 합니다. 당연히 가진다? 이유는 과연 어디에서 오는 걸까요. 그리고 당연히 가질 자격이 있을까요.
최근 개봉 영화인 <남산의 부장들>이라는 영화를 보았습니다. 어떤 이야기를 다루는 영화인진 모른 채 일단 오랜만에 즐기는 문화생활이라 바로 영화관으로 들어갔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어떤 영화인지 알겠더군요. 어떤 영화인지 궁금하시다고요? 여러분이 꼭 직접 보시길 추천해 드립니다. :-) 영화 내용이 점점 고조되면서 이병헌(김규평 역)이 이희준(곽상천 역)에게 ‘사람에겐 인격이라는 게 있어.’라는 대사를 내뱉는 장면이 있습니다. 사람으로서의 품격 또는 권리 능력이 있는 존재를 말하는 인격, 인격이라는 단어가 계속해서 머릿속에 맴돌았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인격이 있기 때문에 인권이 존재하는 걸까?’라고 질문을 스스로 던져 보았습니다.
영화를 보고 집에 돌아와 페이스북을 보았습니다. 보다가 정말로 끔찍한 기사를 보았습니다. <’야생 곰’에게 돌 던지고 웃는 인간들…끝내 절벽에서 추락해 익사> 타이틀을 보는 순간 화가 치밀어 오릅니다. 뭐 저X 사람이 다 있을까. (삐, 취향껏은 바른말, 고운 말을 사랑합니다.) 작년 5월 인도, 한 뉴스에서 보도된 기사가 돌고 돌아 다시 화제를 모은 사건이라고 합니다. 마을에 곰이 출몰하였고 사람들이 곰을 몰아내기 위해 소리를 지르며 물건을 던지자 겁을 먹고 도망치는 길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마을 주민들은 끝까지 곰을 추격했고, 궁지에 몰린 곰은 절벽 꼭대기에 몰리고 말았습니다. 사람들은 계속해서 돌을 던지고 옆 사람은 그 행동에 호응하였습니다. 결국 마지막에 던져진 큰 돌을 피하지 못한 곰이 절벽 밑으로 떨어졌고, 계곡에 빠져 익사했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큰 소리로 웃으며 떨어지는 곰을 바라본 채 말이죠. 이때 다시 이병헌(김규평 역)의 대사가 떠오릅니다. ‘사람에겐 인격이라는 게 있어.’
정말 사람에겐 인격이라는 게 있을까요. 네, 있고말고요.
들끓는 지구 온난화로 인해 지구 온도는 점점 높아져 가고, 이상 기후로 인해 호주 대륙이 40도 고온으로 달궈지고 있었습니다. 평소 고온 건조한 기후가 특징인 호주에 산발적으로 산불이 일어났고 뜨겁고, 건조한 기후는 산불을 더욱 부추겼습니다. 이 사례 없는 큰 산불은 많은 동물과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었습니다. 이 꺼지지 않는 재난 속 자신의 옷을 벗어 코알라를 구한 사람이 있습니다. 코알라의 이름은 ‘루이스’, 루이스를 구조한 사람은 자신의 손자 7명 중 한 명의 이름을 따 코알라의 이름을 지어주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의 응원과 달리 루이스는 화상으로 인한 외상이 심해져 결국 세상을 떠났다고 합니다.
2019년 12월 중국 우한지역에서 발생한 폐렴 원인의 바이러스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몇 달만에 세계적인 바이러스가 되어 많은 사람이 죽고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에서도 마스크와 손 소독제를 사려는 사람이 많아지고 약국 곳곳에 마스크가 품절이 되는 등 품귀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데요, 내가 쓸 마스크도 구하기 힘든 시국에 신종 코로나 발병지인 우한과 인접한 지역인 중국의 안후이성 경찰서로 한 청년이 마스크 500개를 두고는 급히 사라졌다고 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xwp0ZHhzutE&feature=youtu.be
이렇게 사람에겐 인격이라는 게 있습니다.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감성이자 품위라고 생각합니다.
불길 속으로 뛰어들어 작은 생명을 구하고, 다른 사람에게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눠주는 사람을 보면 사람으로서의 품격이 느껴집니다. 하지만 곰에게 돌을 던지며 그것을 보고 웃는 사람, 울부짖는 방법 뿐이었던 코알라를 구해준 이 두 사람을 놓고 보았을 땐 어린아이들에게 물어보아도 알 만큼 둘은 같은 품격은 아닙니다. 그런데도 돌을 던진 사람에게 인권은 있습니다. 인권은 ‘누구에게나 당연한 권리’라고 명시되어 있기 때문이지요. (출처 네이버 사전)
세상에 당연한 건 없는 만큼, 당연할 권리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마 사람뿐일 겁니다. 그 자만이 싫습니다. 인권을 당연히 누릴 권리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으로서의 인격을 존중하고 보호할 수 있는 수단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 글은 인권과 인격에 대한 저의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당연히’라는 이유는 제게 너무나도 무책임하게 느껴졌기에 인권이 존재하는 다른 이유를 찾고자 하였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이 저의 생각과 다를 수 있겠지만 이 답답한 글을 읽으며 ‘인권’이란 무엇일까, 지금 내가 당연하게 여기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에 대해 같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집으로 돌아가는 길, 스스로 던졌던 질문에 대해 답을 해봅니다.
‘인격이 있기 때문에 인권이 존재하는 걸까?’
‘응, 그런 것 같아.’
글 디자이너 MNM